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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에 새겨진 무늬
    brandisme note 2023. 8. 11. 08:00

    상처받은 정서적 욕구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마음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핵심적인 정서적 욕구'라고도 말하는데

    세상과 교류하며 이 같은 욕구를 적절히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건강하다.

    인간이기에 타고나는 자연스러운 욕구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사랑받고 싶은 마음, 연결되고 싶은 마음 -연대, 친밀감
    • 내가 스스로 할 수 있음을 알아차리는 마음 -자율, 유능
    • 진짜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 -자기 통제
    • 나 이대로 괜찮아, 충분해를 알아차리는 마음 -자기 존중
    • 내 감정과 생각,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픈 마음 -자기표현
    • 안전한 곳에서 편안하고 싶은 마음 -안전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이 있고 이 같은 욕구가 충분히 채워질 때 행복을 느낀다.

    욕구가 충족된 상태일 수는 없기에 우리는 욕구가 불을 지피는 목마름을 채우기 위한 특정한 행동을 한다.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서 친구를 만나고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SNS를 한다.

    유능감과 자기 존중을 향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며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심리서에 빠져들기도 한다.

     

    어린아이를 건강하게 키운다는 것은 이런 욕구들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건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목마름이 삶 속에서 나름 괜찮게 해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성장 과정에서 이 핵심적인 욕구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를 들어 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자라는 어리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

    부모님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고 부부싸움 때문에 누군가가 다치기도 하고 

    부모님 중에 누군가는 가출을 해서 긴 공백이 생기기도 하는

    그런 세상에서 사는 이이의 마음은 어떨까?

    아마도 세상을 안전하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늘 긴장한 상태로 위험에 대비한 경계태세가

    항상 작동하는 채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혹은 부모가 그랬듯 애정을 준 상대가 언제 자신을 떠날지 모르니

    누군가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 얼어붙은 채 살아갈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삶 속에서 무언가를 반복하는 과정이다.

    이는 마음의 무늬로 자리 잡아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어릴 적에 반복되었던 경험은 하얀 스케치북에 그리는 밑그림처럼 좀 더 강렬한 기억으로 우리 몸의 기억으로 

    감정의 기억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과거에 경험했던 드라마를 어른이 되어서도 되풀이해 상영하며 우리는 어렴풋이 알아차린다.

    뭔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말이다.

    내 인생이 이대로 흘러가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을.

     

     

     

    아파하거나 피하거나 오버하거나

    우리는 인간인 이상 누구나 마음 깊이 아로새겨진 자기만의 무늬를 갖고 있다.

    다만 어떤 무늬들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각각의 무늬가 어느 정도로 강하게 새겨졌는지에 따라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마음에 같은 무늬, 동일한 밑그림을 갖고 있어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실패'라는 마음의 무늬를 갖고 있는 경우, 어떤 사람은 무엇이든 실패할 것이라고 기대하며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반면에 또 어떤 사람은 실패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성공을 좇으며 고군분투하는 사람을 살기도 한다.

    즉, 자신 안에 자리한 마음의 무늬에 어떻게 대퍼 하느냐에 따라 반복하는 패턴도 달라지는 것이다.

    '마음의 무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다음과 같이 나뉜다.

     

     

    • 굴복 

    마음의 무늬가 이끄는 방향 그대로 따라가는 삶을 산다.

    마음의 무늬가 만들어내는 세상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음의 무늬가 만들어낸 행동을 반복하기에 여전히 같은 세상 속에서 존재한다.

    '결함/수치심'이라는 마음의 무늬를 가진 경우

    결함의 느낌을 일으키는 연인, 친구를 선택해 비난과 비판 속에서 살아간다.

     

    • 회피

    마음의 무늬가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을 피하고자 한다.

    다른 생각을 하거나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밀쳐버리는 것이다.

    예컨대 '결함/수치심'이라는 마음의 무늬를 가진 경우 결함의 느낌, 수치심이 일어날 만한 상황을 피해버린다.

    거정 당할까 봐 두려워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으며 수치심을 느끼지 않기 위해 도전을 회피한다.

     

     

    • 과잉 보상

    마음의 무늬가 만드는 세상과는 정반대가 것을 진실로 만들고자 고군분투한다.

    즉 마음의 무늬가 자연스럽게 불러오는 생각과 감정을 정반대로 만들기 위해 맞서 싸우는 것이다.

    과거에 악했던 것과는 다른 생각과 감정을 좇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가령 어렸을 적에 부모네에 방치되어 정서적으로 결핍되었던 아이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애쓴다.

     

    가정 폭력의 희생자였던 아이는 폭력 가해자로 성장함으로써 학대의 기억으로 인한 고통을 씻어내고자 한다.

    '결함/수치심'이라는 마음의 무늬를 가진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결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면서

    끊임없는 우월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과잉보상은 언뜻 보면 마음의 무늬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상황을 피하게 해주는 것 같지만

    일시적으로만 고통을 완화시켜 줄 뿐 결과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허무함만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마음에 새겨진 자기만의 무늬는 우리가 반복하는 삶의 원형이 된다.

    이 삶의 원형, 마음의 무늬는 핵심적인 정서적 욕구가 성장 과정에서 어떻게 좌절되느냐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발췌:< 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지다> 조영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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