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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는 속도와 정보 전달 속도의 상관관계
    brandisme note 2025. 6. 9. 17:31

    말이 빠르면 실수가 잦고 우아한 설득에서 점점 멀어진다.

    생각할 틈 없이 말부터 지르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말을 왜 거기서 했을까?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왔을까?

    너무 빠른 말은 사람을 가벼워 보이게 만든다.

    빠른 말은 경거망동을 불러서 후회가 따라오니 품위와도 거기를 멀게 한다.

    후회를 줄이기 위해 속도부터 통제하자고 마음먹었던 순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는 약 7000여개다.

    이렇게 다양한 언어는 속도에서도 큰 차이를 갖는데 그렇다면 평소 내 생각대로 빠른 내 말을 변호하던 변명대로 말이 빠르면 더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들이 있다.

    결론은 처참했다.

     

     

    말의 속도와 정보 전달 속도가 비례하지 않다는 것이다.

    2011년 <랭귀지 매거진>에 발표된 영어, 프랑스,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만다린어, 스페인어 등

    7가지 언어를 비교한 결과가 있다.

    일본어는 속도가 가장 빨랐지만 정보 밀도가 가장 낮았다.

    즉 말은 많이 말했지만 정보 전달력은 낮다는 것이다.

     

    영어는 일본어보다 정보 밀도가 2배나 높았다.

    과할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된 논문도 결과는 같았다.

    각 언어의 시간당 정보 전달량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느린 언어든 빠른 언어든 언어 체계가 단순하든 복잡하든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17개 언어를 분석한 결과 말하는 속도와 정보 전달 속도는 크게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자들은 뇌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빨리 말한다고 정보를 더 많이 전달하고 더 깊이 상대를 설득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설득력 있게 말 잘하는 상위 1%들의 말하기를 꼼꼼히 엿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말속에서도 리듬을 타고 있었다. 무조건 빠른 것이 아니라 빠른 중간에 느린 말투로 물타기를 시도한다거나 다양한 제어법으로 말이 빨라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빠르게 말하면 말의 양은 충분하지만 설득력에서 실패하기 쉽다.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억양이 정확하고 내용도 조리 있는데 거기에 속도까지 안정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겠지만 재미도 없고 공감도 안 되는데 자기 혼자 흥에 취해 속도만 빨라진다면 이는 그저 쓸데없는 수다에 불과하다.

     

     

    속도를 경계해야 품위 있는 말하기를 실패할 수 있다.

    속도 조절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빠른 말투를 고칠 수 있을까?

    일단 3대 1의 법칙으로 말하려고 노력하자.

    세 번 빠르게 말했더라도 한 번은 단어 한두 개라도 억지로 천천히 말하려고 신경 써서 끝마다의 속도 체크다.

    단어 뒤에 한 번 숨을 내쉬며 공간을 만든다. 이렇게만 해도 말의 빠른 속도를 한결 여유 있게 만든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일수록 스스로 말의 속도를 쥐락펴락 조절한다.

     

     

    생각이 빠른 사람들은 할 말이 많다.

    정해진 시간에 그 말을 다 하려니 열정이 들끊는다.

    그 열정을 쉽게 들키면 의미 없는 수다가 되거나 열정이 너무 강하면 고집이 세다는 인상만 준다.  

    그런데 빠르지 않게 천천히 말할 때 주의할 일이 있다. 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천천히 말하되 느리지 말라고? 

    그 뜻의 사용감이 조금 다르다.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이 문장 속의 천천히는 비교적 여유 있게 들리지만 커피를 느리게 마셨다는 동장이

    굼뜨거나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는 인상을 준다. 느리지 않게 천천히 빠른 속도 속에 천천히 흐름을 타자. 

    핸드폰 자동 녹음 앱을 이용해 자신의 평소 말하기 상황을 들어보자.

     

    기억하자. 너무 빠른 말은 가볍고 경박한 인상을 준다. 적당한 말의 속도가 믿음을 만든다.

     

     

    발췌:<말과 태도사이> 유정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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